유로 2024: 잉글랜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자신의 선택이 맞음을 끝까지 증명해낼까 - BBC News 코리아 (2024)

유로 2024: 잉글랜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자신의 선택이 맞음을 끝까지 증명해낼까 - BBC News 코리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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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필 맥널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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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유로 2024에서 경기력 부진으로 관중석에서 플라스틱 맥주잔까지 날아오는 등 온갖 비난을 받았던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이지만, 지난 10일(현지시간) 네덜란드와의 4강전 승리 이후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할 영광스러운 순간의 직전에 서게 됐다.

독일 쾰른에서 치러진 조별 경기에서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암울한 무승부를 거둔 이후 잉글랜드 축구 팬들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향해 살벌한 적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4강전에서 올리 왓킨스(아스톤빌라 FC)의 후반 막판 결승골로 네덜란드를 침몰시킨 잉글랜드는 오는 24일 베를린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우승컵을 두고 다투게 됐다. 지금잉글랜드를 향한 축하를 듣다 보면 그때의 비난은 아주 먼 옛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자신들의 운을 시험했고 결국 해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이 용감한 자에게 웃어준다면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그 미소를 받을 자격이 충분했다.

다수가 의문스럽게 생각할 결정을 내렸으나, 결국 도르트문트의 이 습하고 폭풍우 치는 밤을 뚫고 극적인 승리를 쟁취해 냈기 때문이다.

이번 4강전의 승리 덕에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알프 램지 감독이 이끌던 시절 해낸 1966년 월드컵 우승 이후 줄곧 이어진 오랜 무관의 세월을 끝낼 수 있을 1경기만을 남겨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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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4강전은 내내 끓어올랐다. 경기 종료 9분을 남긴 시점까지도 스코어는 1대1이었다. 다시 한번 연장전이 시작될 듯했다. 오히려 네덜란드가 판을 뒤집을 승리의 골을 넣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선수 교체와 관련해 비판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4강전에서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위험하게도 주장 해리 케인을 뺐을 때 일부에선 그의 결정에 의구심을 표했다.

더 놀라웠던 건 필 포든을 빼는 결정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대표팀의 창의력을 북돋아 주는 원동력인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경기 종료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케인과 포든 대신 투입된 왓킨스와 콜 파머는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선수 교체가 훌륭한 선택이었음을 증명해 냈다.

케인을 대체할 선수로는 아이번 토니가 더 그럴듯한 선택지 같아 보였으나, 왓킨스를 투입한 감독의 결정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팔머는 네덜란드 진영으로 침투한 뒤 왓킨스의 패스 경로로 깔끔히 패스했다. 왓킨스는 네덜란드 수비수 스테판 더프레이가 자신을 추격하고 있음을 느꼈고, 깔끔하게 전환해 골키퍼 바르트 페르브뤼헌을 제치고 골대 가장 구석으로 정확한 슈팅을 날렸다.

역전에 성공한 왓킨스가 달려가자 거의 모든 잉글랜드 선수들이 나와 엄청난 황홀함에 젖은 채 그를 에워쌌다. 반면 네덜란드 선수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으며, 환호하는 잉글랜드를 바라보며 네덜란드의 사비 시몬스는 거의 눈물을 흘리기 직전이었다.

감독에게도, 선수들에게도 완벽한 순간이었다. 잉글랜드는 추가로 주어진 2분도 무사히 넘겼고, 왓킨스의 골에 놀란 네덜란드 선수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반격하지 못했다.

사실 이날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로날트 쿠만 네덜란드 감독에게 선제 공격을 당한 것처럼 보였다. 쿠만 감독은 포든을 막고자 조이 페이르만을 투입해 미드필드를 강화했으며, 하프타임 땐 장신으로 유명한 바웃 베호르스트를 투입해 수비라인을 보강했다.

그러나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선수 교체 판단 덕에 잉글랜드는 이날 승리할 수 있었다.

한편 이번 경기는 앞서 도르트문트를 강타한 거대한 폭풍우로 인해 경기 당일 하늘도 잿빛이었으며, 무더운 날씨 속에 치러졌다.

전반 7분, 네덜란드의 시몬스가 7분 만에 주저하던 데클런 라이스의 공을 빼앗아 잉글랜드 키퍼 픽포드를 제치고 중거리 슈팅에 성공하며 먼저 분위기를 주도했다.

게다가 이번 4강전이 치러진 ‘지그날 이두나 파크’ 경기장은 네덜란드 팬들로 가득했다. 네덜란드 팬들은 ‘노란 벽’으로도 잘 알려진 이곳 경기장을 자신들의 오렌지색으로 채워 넣었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이에 굴하지 않고 이번 대회 최고의 경기로 대응했다.

펠릭스 츠바이어 전반전 당시 주심이 덴젤 둠프리스가 케인의 발을 찼다며 파울을 인정해 잉글랜드 팀에 페널티킥 기회를 주자 네덜란드 팬들은 분노했다. 강한 충돌이었으나, 케인은 다행히 다시 일어나 득점에 성공했고, 잉글랜드는 1대1을 만들어냈다.

이후로도 포든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잉글랜드는 전반전 내내 우세한 경기를 펼쳤고, 이후 이어진 후반전은 이토록 극적인 결말로 끝이 났다.

앞서 쾰른에서의 상황과는 다르게 경기 종료 이후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잉글랜드 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으며, 기쁨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뒤섞인 선수들은 가족들과 함께 조금 전 벌어진 일에 대한 소회를 나눴다.

사우스게이트 감독 또한 자신이 일부 잉글랜드 팬들에겐 받아들이기 어려운 감독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잉글랜드의 감독으로 지낸 지난 8년간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4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2018년 FIFA 월드컵 4강 진출, 유로 2020 준우승, 2022년 FIFA 월드컵 8강 진출 성과에 이어 유로 대회 결승전에 2회 연속 진출이라는 쾌거를 거뒀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1966년 이후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이 꿈꿔 온 메이저 대회 우승컵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정당한 지적이든 아니든 간에 잉글랜드가 정말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전까진 그의 경기 접근법에 대해 언제나 의문이 따라다닐 것이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잉글랜드팀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성장하고 있다. 대회 초반 쏟아지는 인신공격에 상처받았으며, 때로는 평소답지 않게 까칠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번 4강 전 전날 언론 앞에선 그는 지금껏 본 가장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당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4강 진출로 인한 기대감이 얼마나 무거운지 얘기했는데, 감독의 손짓을 통해 선수들만큼이나 감독 본인 또한 이러한 무게를 느끼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결승전 진출 티켓을 따낸 지금,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온전히 평온한 상태로 돌아와 결승전에 대해 고민할 수 있게 됐다.

잉글랜드 팀은 베를린에서 58년간 갖지 못했던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얻어낼 수 있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스페인을 상대로 기념비적인 승리를 얻어낸다면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자신을 향했던 모든 의문을 날려버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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